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대신 편지를 써드립니다 '츠바키 문구점'

by toyong 2022. 4. 27.

1. 간단한 줄거리

가마쿠라에는 조그마한 문구점이 하나 있습니다. 문구 용품을 파는 조그마한 가게처럼 보이지만, 이 가게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츠바키 문구점의 주인인 포포 (하토코)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대신 전달하는 대필 작업을 합니다. 가지각색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손님들은 포포에게 대필을 의뢰하기 위해 문구점을 방문합니다. 처음부터 포포가 대필가의 직업을 받아들이고 가업을 잇게 된 것은 아닙니다. 주인공은 포포는 어릴 적 엄격한 선대로부터 달필이 되기 위한 철저한 글씨 수업을 받았습니다.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치면서 선대와의 관계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은 주인공이지만, 선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과 선대가 머물던 공간을 지키기 위해 가마쿠라로 돌아오는 결정을 하게 됩니다. 포포는 손님이 오면 따뜻한 차를 대접하고 손님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주인공이 모든 대필 의뢰를 접수받는 것은 아닙니다. 진심을 다하여 이야기를 듣고, 응대 가능한 대필 작업만을 수락합니다. 우정의 형태가 달라졌음을 인지하고 절교 편지를 접수하는 손님, 돌아가신 아버지가 어머니에 보내는 편지를 보내려는 손님, 돈을 빌려달라는 요청에 거절하는 손님 등 개인적이고 내적인 고민을 안고 문구점을 방문하는 손님들이 도착합니다. 대필 작업을 하면서 그녀는 선대의 행동을 오히려 하나씩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또한 의뢰인들에게 위안을 전달하는 동안 그녀 또한 많은 위로를 받습니다. 손님과 포포의 이야기는 계절이 흘러감에 따라 함께 진행됩니다. 손님들의 고민과 가마쿠라의 시간적 배경 묘사가 절묘하게 어우러집니다.

2. 배경

에도시대부터 여성 서사들이 해오던 대필 작업을 '츠바키 문구점'의 포포가 가업을 이어 운영합니다. 서사라는 직업은 옛날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 또는 지역 영주의 대필을 하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에도시대에 성에서 일하는 여성 서사 집안 중 한 곳이 포포의 집안인 아메미야가 입니다. 이 시기부터 이어진 전통 있는 대필가 집안으로 포포의 할머니가 십 대째이고, 주인공이 십일 대째입니다. 현대의 츠바키 문구점에서는 엽서나 연하장의 주소나 수신인 발신인의 성명을 쓰는 것부터, 조문이나 연애편지 등 글씨가 필요한 곳의 대필 업무를 의뢰받습니다. 츠바키 문구점은 도쿄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가면 위치한 가마쿠라라는 곳에 있습니다. 한때에는 일본 정치의 중심이 되는 장소였고, 전통 있는 사찰이나 문화적 유산으로 유명합니다. 츠바키 문구점의 배경으로도 이러한 실재하는 사찰이나, 음식점, 커피숍 등이 여러 곳 묘사되었습니다.

3. 읽은 후 드는 생각

확실히 최근에는 손으로 글씨를 쓰는 빈도가 많이 줄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에도, 주변 사람에게 소식을 전할 때에도 모두 모바일 기기나 노트북을 사용합니다. 포포의 대필 과정을 읽으면서 어릴 적 편지를 쓰면서 두근거렸던 마음이 다시금 살아나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어떤 편지지를 고를지, 어떤 색깔의 어떤 펜을 사용할지, 상대방을 생각하며 신중하게 골랐던 상기된 감정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해당 소설은 '츠바키 문구점'을 제외하고는 실재하는 장소들이 등장합니다. 대필 작업을 마무리하고 지갑만 들고 저녁을 먹기 위해 뛰쳐나가는 포포의 뒷모습이 보이는 것만 같습니다. 바다 옆에 위치한 가든하우스도, 줄 서서 먹는 카레도 언젠가 한번 꼭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진심을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포포의 이야기는 따뜻합니다. 무겁지도 않고, 심각하지도 않습니다. 동시에 이야기의 배경이 현실적이어서 꼭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일처럼 가깝게 느껴집니다. 아껴둔 초콜릿을 까먹듯이 저녁에 자기 전에 천천히 읽기에 좋았습니다. 아껴둔 차 한잔을 좋아하는 컵에 담아서, 포포의 일상을 읽었습니다. 집 청소와 교반 차로 소박하게 시작하는 포포의 아침이 그려집니다. 읽다 보면 츠바키 문구점 또한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인 것 마냥 느껴집니다. 갓 구워진 스콘을 예쁜 상자에 담아서, 바바라 부인과 포포를 만나러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봄에는 꽃놀이,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떠나는 모습이 그려져, 읽는 동안 계절의 즐거움이 느껴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유난히 버겁게 느껴지는 날이면 자주 꺼내 볼 책이 될 것 같습니다.